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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넷째 언니의 선물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6. 10. 17.

 언니가 넷이나 되다 보니 항상 언니들이 챙겨줘서

받는 것에 매우 익숙하다.

그렇다고 받기만 한다는 건 절대 아니다.

때가 되면 밥이라도 사고 나름 베풀려고 애를 쓴다.

뭔가를 선물로 보내기도 하며 고마움에 대해 보답을 하려 애쓴다.

 

중에도 넷째 언니에게 오래전에 경제적인 타격을 많이 줬지만

단 한 번도 내색하거나 공치사를 하지 않고 역으로 나를 위로하며

절대 미안해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

 

요즘 들어 부쩍 의욕이 없고 아프고 우울해 하는 나를 보며 안쓰러워 하는 언니는

허리가 아파 12년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작년 허리 수술 후 집에서 쉬고 있는데

유머 있고 푼푼한 인상이 좋아서인지 주변에서 자꾸만 부탁을 해서

홈플러스 아르바이트를 몇 주간 나가고 있다했다.

 아래와 같은 종류의 편안한 옷 매장이라며 딸과 나눠 입으라고

 이렇게 옷과 화장품 등 이것저것 챙겨 보냈다.

 

언제든 뭐든 주고싶어한다.

농담으로 언니에게 "언니 기둥뿌리 빼서 보내" 이러면서 깔깔거린다.

언니는 "나는 동생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이런다.

맞는 말이다. 언니 입장에선 동생이 달랑 하나니까!

덕분에 난 또 이렇게 푸짐하게 받는다.

 

언니는 처녀 시절 허리가 23인치여서 24인치였던 나는 언니 치마를 빌려 입지 못했다.

그러던 언니가 세월 앞에 무너져 스스로 뚱땡이 언니라 칭하게 되었다.

 급히 몇 자 적었다는 편지를 읽는데 왠지 울컥했다.

언니는 그런다. 언니네 아들딸 다음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형부도 아닌 내가 3번이라 해서 어느 날 둘이서 통화하며 눈물 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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