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면 자주 걷는 이 길엔 양쪽으로 코스모스가 즐비하게 심어져 있다.
작년만 해도 이맘때엔 작은 코스모스가 제법 피어 있었고, 붉은 유홍초가 많이 피어있었다.
올해는 걸으면서 유심히 보니 일부러 코스모스를 심으시던 할머니의 노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콩과의 덩굴식물이 맘대로 자라고 있었다.
코스모스를 휘감고 가두고 하는 그들의 행태를 보고도 말릴 수가 없어 안타까웠는데
결국은 올해 코스모스를 전혀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슨 식물이기에 땡볕에도 성장발육이 이렇게 좋은지 하루하루 다르게 다른 식물은
모두 덮어 버리고, 자기들의 영역만 넓히고 자기들의 모습만 보여준다.
뭐든 잔뜩 내세우면 보기 흉하다. 적당히 보여주고 뒤에 서 있어도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이건 전면전이기도 하고 무조건 백전백승이고 자기 영역만 넓히기 바쁜 식물이라 보기 싫다.
듣기로는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도 이 식물에 대해 나왔다는데 성장 속도가 빨라
기자가 손가락을 식물의 끝에 대고 한참을 앉아서 촬영했는데 거짓말처럼 덩굴은
기자의 손가락을 휘감고 자라더라는 거다.
물고기 베스처럼 이 또한 외래종이라고 한 듯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는데 확실치는 않지만
그렇지 않을까 짐작만 할 뿐이다.
이 길을 걸으면서 안 볼 수도 없고 보면서 속상하고 그렇다.
어쩜 이렇게 작년에도 없었는데 올해 갑자기 이렇게 그들의 세상으로 만들어 버리는지
이틀 만에 나가보니 영역을 한층 더 넓힌 듯해 아연실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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