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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맘에 걸리는 일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6. 8. 17.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7시 25분.

이른 아침 옥수수를 따 가지고 버스 정거장에서 쉬었다 걸음을 옮기시는 할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잠시 우리 엄마 생각을 했다.

'저렇게 걸어 다니시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나를 태우고 갈 버스가 왼쪽에서 오다가 잠시 신호에 걸리고

나는 다시 할머니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오른손에는 옥수수가 들려있었다.

나는 속으로 옥수수 숫자를 세었다.

옥수수수염이 자꾸만 할머니 어깨를 오른쪽으로 기울게 하다가

저만치서 결국 옥수수 하나를 떨어뜨렸다.

버스는 서서히 나를 향해 오고 내 속은 동동 조바심이 일었다.

'어서 뒤를 돌아보시지. 오른쪽 어깨가 옥수수 하나 무게만큼 올라갔을까?'

휴대전화를 내밀며 찍을 동안에 옥수수가 떨어졌다고 소리를 칠까 말까 머뭇거리는 동안에

버스는 내 앞으로 다가왔고 그냥 버스를 탔다.

편도 2차선 도로에서 맞은편 버스 정거장의 사람들이 대여섯 보이는 곳이었지만

크게 소리칠걸.

 

할머니가 집에 도착해서 모자란 옥수수를 찾으러 지팡이를 짚고 허둥거리며 다시 집을 나설까?

버스를 타면서도 후회가 되고 두고두고 맘이 편치 않은 여름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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