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는 착한 친구들이 정말 많다.
가만 생각해 보면 '천사는 여기 머문다'라는 책 제목처럼 어떤 시인의 말처럼
천사가 하늘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곁 곳곳에 있다.
함께 문화전에 간 친구는
오래도록 시어머니의 대소변을 갈아주며 모셨고
시이모님을 모실 사람이 없어서 시이모님까지 잠시지만 돌아가실 때까지 모셨고
큰시누가 긴 병마에 시달릴 때 음식을 해다 나르고 병간호도 하며 사랑을 주더니만
또다시 작은 시누까지 병마와 싸우다 떠날 때도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하고 병실을 지키며
내몸처럼 사랑을 주었던 정말 착한 친구이다.
평소 말하는 모습도 천상여자에다 큰소리 한 번 내지 않아 도대체 어쩌면 저럴까? 의아할 정도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내가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 중학교 동창이고
물론 생긴것도 예쁘고 버릴 것 하나 없는 친구이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우린 동대문에서 만나 간송문화전을 보러 가기로 했다.
경기도 광주에 사는 친구와 남양주에 사는 나는 잠실역에서 만나기로 했고
잠실역에서 만나면서 둘이 그만 깔깔거리고 웃음이 터졌다.
우린 미리 짠 적도 없는데 또 비슷하게 차려입고 만나게 된 것이다.
십 여년 전 중학교 졸업이후 처음 만났을 때도 우린 서로가 비슷한 머리모양에다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후로 여러번 만날 때마다 비슷한 차림이 많았고 장신구를 하지 않는 모습까지도 닮아있어
자연스럽게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한동안 둘 다 긴머리를 하고 다니다 단발로 자른 것도 비슷한 시기였는데
몇 주 전에 만났을 때도 곤색 바바리를 입고 갔더니 그 친구도 곤색 바라리를 입고 나왔고
이번에는 둘 다 머리에 뾰족뾰족 흰머리 몇 개를 굳이 가리지도 않고 며칠있다 염색한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며 하얀바지에 편안한 블라우스를 가볍게 하나씩 입은 모습이었다.
우린 음식을 고르거나 커피를 마실 때도 굳이 오래 고르지 않는다.
취향이 워낙 비슷해서 거기가 거기라 척하면 삼척이고 툭하면 담너머 호박 떨어지는 소리다.
이런 친구와 다른 점은 나는 목소리가 카랑카랑해서 조심스러워 낮추는데 이 친구는 목소리가 작아
시끄러운 카페에선 톤을 높이지 않고 말하면 잘 들리지 않아 귀를 기울여야 들린다.
간송문화전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물려받은 재산으로 하나씩 사 모은
우리나라의 귀한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어 기회를 보다 이번에 가기로 했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주로 전시하였으며 단원 김홍도의 작품도 여럿있었다.
그림에 문외한인 나는 지금이라도 이렇게 보면서 배우게 되는 것이 정말 좋다.
친구와 함께 2시간이 훌쩍 넘도록 그림 해설가의 해설도 듣고 하나하나 감상하며 300년이 지나도
잘 보존되어 있는 진경산수화에 감동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림은 사진을 못찍게 되어 있고 소개나 설명은 아는 것도 없고 궁금하다면
그림은 전문가들이 설명과 함께 자세히 소개한 글과 사진을 찾아보면 된다.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 간송 전형필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예쁜 친구와 함께 한 소중한 시간들~. 전시장을 나와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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