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가을 날에
집에서 하루를 그냥 보내기엔 뭔가 아깝고 서운해서
보온 병에 커피를 타고 고구마 두어개 찌고
전날 마석장에서 사 온 하얀 술떡을 챙겨서
혼자 준비를 하고 슬그머니 바람을 잡았다.
남양주 슬로우푸드 물의 정원 행사도 열리고 하니 한바퀴 콧바람~~
가다보니 슬로우푸드 행사장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주차하기도 어렵고 햇살은 뜨겁고 그냥 양수리로
북한강 줄기따라 드라이브나 하고 오자며 쉬엄쉬엄 가는 도중
눈에 띄는 간판에 들어섰다.
조용해서 마치 절간같았고 문학관을 찾은 사람은 우리밖에 없어서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들어섰던 입구
나무 아래 볕바라기 하며 벤치에 앉아 데이트도 하고 책도 읽고 그러면 참 좋을 곳!
이 시가 좋다고 꼭 찍으래서~눈에 들어오는 것이 닭이 먼저인지 시가 먼저인지~
여러 문인들의 초상화와 테라코타(흉상)육필원고가 진열되어 있다.
아동문학관도 함께 있다. 아동 문학가들의 초상 사진과 함께 동화책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테라코타로 형상화 되어 전시되어 있다.
어린이들의 동시와 그림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 곳이다.
이곳에서 문학 강의도 하고 시 낭송회도 열었단다.
잘 꾸며진 것과는 다르게 찾는이의 발걸음은 뜸~~~~하다.
정원 곳곳에 이런 모습들이 잘 어울린다. 옆에 앉아 웃고 떠들고 친구되기!
"책을 만져만 봐도 반은 읽은 셈이다"
이 글이 참 좋다. 그래서 날마다 만지고 있었던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잔아 문학박물관은 소설가 김용만님의 책 '잔아'의 여주인공 이름이다. 성장과정에서 혹독한 시련과 슬픔을
온몸으로 체험한 김용만 관장의 분신이기도 한 잔아를 통해 이와 대칭되는 삶의 환희, 기쁨, 행복, 인간의 진실성을 추구하려는
작가의 의지에 따라 박물관 명칭을 '잔아'라고 지었다고 씌여 있다.
잔아와 같이 현실적인 고통과 존재론적인 고통이 모두 체질화된 인물은 편의주의와 대중화가 덕목이 된
시대에서는 마지막 아이로 남을 수밖에 없어 한자로는
남을 잔 ( 殘) 아이 아(兒) 자로 표기했다고 한다.
북한강 줄기따라 서종면 문호리에 위치한 잔아문학박물관
지나는 길에 들어서면 뜨거운 원두커피와 탁자가 준비되어 있어
편안하게 쉬었다 오면 좋은 장소이다.
박물관에서 건너다 보이는 북한강의 여유로움까지 덤으로 볼 수 있는 곳
일요일 오후 가을바람 쐬러 나갔다 발견한 잔아문학박물관의 주변이 참 좋았다.
고백하자면 문학관 안보다 밖이 맘에 들어 한참을 빙빙 돌며 준비해 간
간식도 먹으며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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