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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앞으로 우짜꼬!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4. 9. 30.

웃은 죄 (김동환)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 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 주고

그러고는 인사하기에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도 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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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른다.

그저 출근길 버스를 탔을 뿐이고

하루 한 번 정도 마주치게 되어

인사 한 죄 밖에요.

"안녕하세요?"

"수고하세요!"

 

마사지 크림 바른 듯 번들거리며 어물쩍

"오늘은 제법 추운듯하네요!" 말 걸어 와도

"오늘은 흐리네요" 하더라도

"네", "그러네요".

이 정도 대답은 했었다.

내가 즐겨앉는 자리는

내리는 문 뒤쪽 자리이다.

 

일곱 정거장 타는 버스는

매일 같이 타고 계신 아저씨와 젊은 청년 그리고 나

내가 타고 두번째 정거장에서 아저씨는 내리고

 

매일 출근 버스 종점에선 건장한 청년과 둘 내렸는데

오늘은 그 청년 결근인지 늦잠을 잤는지

나 혼자였다.

 

기사님 기회 포착인가

종점에서 버스문을 열지 않고

난 단말기에 태그를 하고 섰다.

 

"여사님. 언제 식사나 한 번 같이 하시죠!"

능구렁이 목소리다.

"저 쫓겨나요!"

"식사 한 번 하는데 어때서요?"

"차 문 열어주세요!"

앞쪽 타는 문을 열어준다.

"이 문 열어주세요!" 날카로운 목소리가 쨍~하고 나간다.

 

아침부터 츠암나! 우물대며 내렸다.

오늘 저녁 퇴근 버스는 다른 기사라 다행이지만

앞으로 능구렁이 같은 기사 만나면 우짜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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