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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울 아들 입대.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3. 1. 4.

 

26일에 우리 아들이 입대했다.

 

하필이면 최고로 추운 날 입대여서 연병장에서 얼마나 떨었는지.

 

우리 아들 머리 깎은 모습이 어찌나 잘 어울려서 농담도 했다. 말뚝박으라고!

 

가까운 의정부라 2시에 입소시키고 집으로 오는데 눈물이 생각만큼 나지도 않았고

 

아들이나 나나 가족들 모두 씩씩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뚝 떼어놓고 오는데 울지 않는다며 큰언니가 전화해서는 아직 엄마가 덜된 거 아니냐고 한다.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애는 낳아 키웠지만, 엄마의 자격이 좀 모자란 거 같을 때가 참 많으니까!

 

 

집으로 와서 있는데 아들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책 속에 편지 써놓고 갔다던데 책 속을 보란다.

찾아서 책을 펼쳐보니 노란 봉투 속엔 내 눈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 엄마!  이 돈으로 밍크코트 사 입으세요. 남는 거로 맛있는 거 사 드시고

 잘하고 올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이 돈 절대로 제 통장에 다시 넣으면 안 돼요"

라는 짧은 글과 함께 오만 원권 10장 오십만 원이 있었다.

용감하고 씩씩하게 잘 와서 쉬는데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자식이 주말 드라마 보면서 거기에 나온 밍크코트를 보고 이쁘네! 했더니만

그날 옆에서 엄마도 입고 싶냐고 묻길래

"아직은 별로, 나이 더 먹으면 어떨지 모르겠네. 뭐 그냥 그래!

목도리는 되게 따뜻하다더라. 나중에 목도리나 하나 사든지." 이랬는데.

 

 

그 말이 딴에는 걸렸는지 아르바이트해서 모아둔 돈을 정기예금에 넣어놓고

친지들이 준 돈을 모으고 아들 통장에서 용돈을 보태서 남겨둔 거였다.

차마 그 돈을 어찌 쓸 것이며, 세상 물정 모르는 아들은 50만 원이면 밍크코트 사고도 남는 줄

알고 있으니... 이 돈은 뒀다가 나중에 보태서 좋은 거로 사 달라고 해야겠다. ㅎㅎ

 

 

요즘 아들이 훈련받는 55사단으로 이메일 보내느라 점심시간이 짧을 정도이고

거기다가 팔이 많이 아파서 날마다 치료하러 다니느라 블로그에 많이 소홀한 셈이다.

 친정어머니도 우리 집에 계시고,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바쁜 새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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