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첫인상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주었는가도
정말 중요하다.
오전에 초등학교 친구인 희옥이에게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수다끝에 아줌마들이까 당연히 김장얘기가 나오고
서로 김장했냐며 오간 대화에서 한참을 웃었다.
내가 김장을 25포기 했다고 대답하는 동시에
희옥이는 웃느라 그 큰 목소리가 전화기 밖으로 마구 튀어나왔다.
웃음의 의미를 금세 알아차린 나도 깔깔거리며 둘이서 한참을 웃었는데
희옥이 왈 "나는 너가 김장했다는 말이 너무 우습고 믿어지지가 않는다"였다.
그런말 할 줄 알았다며 나역시 웃었다.
우리 친구들 기억속의 나는 늘 막내에다 귀여움받고 사랑받으며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온실속의 화초쯤으로 아직도 자리하고 있는가 보다.
2년전 대구에서 초,중, 여고까지 같이 다녔던 외란이와
여고졸업이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 외란이가 그랬다.
"나는 너가 애기를 낳고 키운다는 자체가 도무지 믿어지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엽다" 였다.
희옥이와의 통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늘 언니오빠들 많은집 막내로 귀여움 받고 살던 내가 김장하고
음식도 잘 한다하니 웃음만 나온단다.
친구들아! 나도 니네 나이 먹을 때 같이 나이 먹었고
같이 어른되고 우리집 집들이 할 때 내가 다 만든거라 했을 때
믿기지 않는다 했잖아. 그거 정말 내가 다 만든거 맞어! ㅎ
친구들 기억속에 귀엽고 사랑스럽게 자리하고 있다니
난 정말 행복한 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