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을을 만나기 위해
왠지 모를 짜증으로 툴툴대고 예민해진 딸과 함께
구리에 있는 백화점과 시장을 돌아다녔다.
실은 딸이 고1때 이모가 사준 지갑을 대학 3학년인 지금도
갖고 다니는데 요즘은 지갑이 작고 심플한데다가 대부분
고급은 아니어도 무슨 메이커 이름이 붙은걸 갖고 다니고
가방도 메이커를 메고 다닌다며 친구들과 비교된다며 언제 사줄거냐고 물었다.
올해 성년이 된 만 20세 선물로 사준다 했던 지갑을 차일피일하다
이제야 사주게 되었다.
가방이나 지갑중에서 하나만 사겠다해서 친구들과 어울릴만한 적당한 지갑을 사고
가방은 싼걸로 하나 사주었다.
백화점을 나오면서 딸아이의 얼굴이 환~해 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다시 구리시장을 가서 이런저런 살아가는 모습들에 정신을 뺏기고
날이 추워 겨울인지 가을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추위라며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오는내내 딸아이는 가을얘기에 여념이 없었다.
버스안 사람들의 차림새도 가을이라 칙칙하고 거리에도 한결같이 옷색깔이며
모든것이 검고 회색빛이라며 계절이 바뀌는 것에 대해 한참을 놀란듯 재잘거렸다.
나또한 가을이 이렇게 집과 직장만 오가며 보던 그런 풍경이 아니라
시내에는 많은 것들이 가을모습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옷가게에서 가장 먼저 가을을 데려다 놓았고 멋쟁이들이 가을을 가장 먼저 입고 다녀서
산과 들 맑고 고운 하늘보다도 더 많이 가을을 느끼고 온 날이었다.
지금 햇살고운 점심시간 공기조차도 가을을 느끼게 한다.
창을 열면 내다보이는 누군가의 고구마 밭에는 캐다 버린 손가락 같은 고구마 몇 개가
줄기와 이파리와 함께 뒹굴고 있다.
이 모든게 가을풍경임을 보고 있는 나는 오늘도 감사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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