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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마트알바생과 엄마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0. 8. 13.

딸이 7월 초부터 집앞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가깝기도 하고 집에 있다고 공부를 하는것도 아니고

친구들 만나면 돈쓰고 잠자고 컴하고 뭐 이러면서 시간 보내는 경우가 많기에

아르바이트 하게 되면 이런 모든것들이 좀더 효율적인 시간으로

채워질 수도 있고 나와의 작은 다툼의 시간도 자연 줄어든다.

그래서 좋아라 하며 알바를 시켰지만 가끔은 맘이 편칠 않고

미안하기도 하다.

등록금 보태기 위해 무조건 뭐든 한다고 알바 자리를 찾을땐 없었는데

딸 친구엄마의 소개로 구하였다.

벌써 한달 반이 다 되어가고 딸은 등록금에 보탠다는 마음에 스스로가

대견한 모양이다.

 

부모 잘 만난 친구들이나 야무진 친구들은 가끔 해외여행 다니고 방학동안

열심히 공부하여 지식을 쌓기도 하고

어쩌면 정말 20대의 추억을 많이 쌓았을 시간이다.

 

밤 10시 반에 퇴근하여 집에 와서는 가끔 울고 싶다고 한다.

손님들이 너무 말을 함부로 하기도 하고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는거다.

원 플러스 원 기획상품 행사때 늦게 와서는 없다고 난리이고

별도판매용 하나를 들고 와서 반값에 줘야 한다고 우기고 서서 가지 않기도 한단다.

돈을 카운터에 하나씩 탁탁 내려 놓는가 하면 물건값이 비싸다며

빼달라는 경우도 있다 한다.

어떤 손님은 포인트 카드가 있냐고 물으면 끝내 대답도 않고 시간을 끌기도 하고

반말은 당연히 사용하고 거의 욕처럼 하거나 퉁명스레 말을 하고

그래서 다리도 더 아프고 울고도 싶다한다.

그런날은   딸에게 미안하면서도 안쓰러움이 더 커진다.

 

반대의 경우도 물론 많다.

매일 오는 남학생이 음료수를 사주기도 하고

카드 사인란에 우리딸 이름표를 보고 쓰기도 하고

'수고하세요' 라고도 쓴단다.

가끔은 전화번호를 따가기도 하고 같이 알바하는 남학생들은 남자친구

있냐며 물으며 직원들에게 은근히 딸에게 전하라는 자기피알도 하는 모양이다.

 

퇴근 길에 들려 물건을 사면서 딸이 힘들까봐 다른 계산대로 가려하면 그럴필요가 없다는데

그게 엄마의 마음이다. 그곳 직원아주머니들이 딸이 싹싹하고 잘한다며

칭찬을 많이도 해주신다.

그럴때면 괜히 으쓱해지고 딸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긴다.

 

다행히 마트에서 이쁘게 잘 봐주어서 개강후에도 주말에는

알바를 해달라고 하고 명절이나 겨울방학때도 와달라고 미리 그러는 모양이다.

어딜가나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하면 필요한 사람이 되니

방학동안 힘들지만 많은걸 배웠으리라 생각된다.

 

아침이면 도시락 사주고 출근하기 힘들다고 옆에 사는 언니는

동생을 위해 조카를 위해 우리 딸 도시락을 싸서 마트에 가져다 준다.

언니에게 무지무지 고맙고 미안하다.

 

내 주변사람들은 나로인해 힘들게 사는건 아닌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내가 남을 위해 기쁨을 주고 웃음을 주어야하는데 늘 반대인게 마음 쓰인다.

 

난 이렇게 외쳐댄다~~

 

모두가 행복한 하루이기를!

주어진 환경과 여건속에서 그저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살아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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