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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몇 년전 언니와의 알콩달콩했던 시간 속으로~~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0. 5. 20.

 

몇 년전에는 우리 사무실 창을 열고 소리치면

언니가 문을 열고 내다보고 서로 수화기를 들고 화상통화를 하며 근무했다.

말은 수화기에 대고 하면서 얼굴은 서로 마주보는 담벼락을 하나 사이에 둔 상태에서

아침 출근부터 저녁 퇴근까지 거의 종일 붙어 있다시피했다.

 

그때 뭐 그리 할말이 많았는지 수시로 하는 통화에다 만나면 끝없이 이어지는 수다에

가끔은 이렇게 팩스로 메모를 보내기도 했다.

 

옷장정리를 하다가 애들 성적표며 수첩 편지따위가 들어 있는 박스에서

언니에게 보낸 메모지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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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가느라 버스에서 내려 머리를 아래로 살짝 숙이며 걷다가 무지하게 놀랐거든!

시내 사거리에서 조흥은행 위로 70미터쯤에서 왠 남자가 정장차림으로 턱하니 버티고

서서 날 보고 있더라고!

근데 얼핏 설핏 슬쩍 보니 인상이 꽤나 좋아보이고 웃는 모습이

바람이 가슴으로 확 들어차는 느낌이더라~~

그 순간이 넘넘 두근거리고 행복했던거 있지?

누가 봐도 내 꼴이 꼴이 아니었는데 , 잊었던 내 스무해전 첫사랑이 턱하니

나타난 것도 아니고, 운동복 바지에 푹 뒤집어 점퍼에 참말로 내 병의

깊이를 깨닫게 해 준 그 남자! 누군지 궁금하제?

날씨도 구질구질한데 마카커피  2 잔만 타주면 답안지 보낼께... 호호

 이쁜 착각속에 사는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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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언니가 일을 그만 두고 우아한 백조로 정신없이 바쁜관계로 얼굴보기도 힘들다.

언니말이 백수가 과로사한다던데 내가 그렇다며 활짝웃으며

가끔 만난 언니는 수다떨지 못함을 이해하란 듯이 무심히 흘린다.

 

그렇게 사장님 안계신 틈이나 짬짬이 언니가 타오는 커피를(여전히 나는 먹기만 하였음)

두 회사 정문 밖으로 나가 길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마시고 웃고 떠들었다.

그때 설탕 프림을 다 넣은 커피에다 한보따리의 웃음도 함께 먹었다.

조흥은행이 신한은행으로 바뀐지가 언제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오래전일인가 보다.

 

정답은?   s 전자 앞에 세워 둔 안성기씨의 멋진 사진이었건만 어찌나 멋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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