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근무시간에 전화가 왔다.
' 거기 혹시 ㅇㅇㅇ씨 있어요?' 하신다.
20년도 넘었지만 몇년 전부터는 스승의 날엔 꼭 전화를 드렸고
목소리 구별은 잘 하는 편이라 바로 알아들었다.
'선생님 저예요 '
'아! 니 ㅇㅇ 이구나. 금방 내 목소리 알아 듣네' 하시며
조금은 놀라워 하시며 반가움을 표하셨다.
선생님이 어떻게 회사 번호를 아셨을까? 생각하며
통화를 하는데 작년에 전화 드린 그 번호를 메모해 두셨던 모양이다.
암튼 꼼꼼한 건 여전하시다.
용건은 선생님의 휴대폰 번호가 바뀌어서 하셨단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학교 다닐때 말씀하신대로
세상이 그렇게 되어 가고 있어서 정말 신기해요!'
'선생님은 어떻게 몇 십년 후를 내다 보는 선견지명을 갖고 계셨는지
살면서 많이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무슨 말인데?' 하신다.
여고 3학년 담임이셨던 한종환 선생님은 당시 상상도 안되는 미래산업과 문화와 환경,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것을 말씀해 주셨다.
미래에는 3s 시대가 될거라며 3s란 sport, sex, smoking 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카드 한 장으로 모든게 이뤄지고
현금은 지갑에 가져다닐 필요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땐 막연하게 그럴까? 했는데 살아오면서 보니 선생님의 말씀대로
세상은 그렇게 흘러 가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말씀을 하셨지만 위의 말씀이 가장 많이 남는 말이었다.
그래서 선생님께 그런 말씀을 드리면서
'선생님! 그럼 앞으로는 어떨거 같아요? '하니까
'별로 재미없을거 같다' 이러신다.
'에이~~! 그럼 큰일이잖아요.. 선생님 말씀대로 되어 가서 겁나요!'
하면서 웃었다.
정말 우리 선생님은 선견지명이 있으시고 여전히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고
졸업후 한 번도 뵙지 못했지만 삼심대의 그 모습에서 별로 변하지
않으셨을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구미 어느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중이신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셨다.
선생님의 전화로 학창시절의 나로 돌아간 날이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이라 생기는 마음일까요? (0) | 2010.06.30 |
---|---|
몇 년전 언니와의 알콩달콩했던 시간 속으로~~ (0) | 2010.05.20 |
헌교복 있어요? (0) | 2010.01.22 |
요즘 이렇게 살아요! (0) | 2010.01.11 |
우렁각시 울 언니! (0) | 2009.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