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라
퇴근후에 슬슬 집안이 소홀해지기 시작한건 몇 년 전부터이다.
몸이 전같지 않다는 것도 하나의 핑계일터 !
그런데 이젠 앞으로 점점 더 그런날이 자주 올것도 같다.ㅎ
얼마전 직장을 그만두고 운동장 같이 넓은 집으로 이사한 셋째 언니가
그동안 집들이 손님 거의 이백여명을 몇차례에 걸쳐 다 치른후라
이번주부터는 짬을 내기 시작했다.
월요일에 퇴근하는 길에 전화가 왔다.
언니가 우리집에 와 있다며 얼른 오란다.
집에 도착하니 감자탕이 한냄비 가득 따끈하게 끓여져 있고
집안이 어째 깨끗해져 있다.
전날 귀찮다며 미뤘더니만 언니가 와서 치워주고 감자탕도 냄비째 들고 왔다.
화요일엔 퇴근하니 언니가 멸치볶음을 갖다 놓았고, 여전히 집도 정리해놓고 갔다.
수요일엔 딸이 묻는다. 오늘은 이모 안왔어? 하면서 .
오늘 퇴근해오니 여전히 집안은 출근할때보다 깨끗해진듯하고 식탁에 반찬통이
몇 개 있고 가스렌지위에 냄비가 나와 있다.
소고기 무국 한냄비에 잡채, 샐러드, 콩나물 무침......횡재다!
교회 손님치르고 겸사겸사 했다는데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우렁각시가 되어 버린 울 언니의 고마움은 주변에서 다 인정하는 바인데
이러다가 습관처럼 언니가 해주겠지! 하게 되는건 아닌가 모르겠다.
음식은 워낙에 잘하기 때문에 김치도 몇 주전에 벌써 담가줘서
난 김치 해본지도 몇년이 지났나 모른다.
이런관계로 여차저차 음식 솜씨가 늘리가 만무하고,
동네에서건 회사에서건 후배들 중에서 내게 '언니' 라고 부르면
난 깜짝깜짝 놀란다. 언니란 말을 듣는 순간부터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워지고
뭔가를 챙겨야 될것 같은 중압감이 생긴다.
막내로 자라면서 내가 언니라 부르는 경우가 많고 거의 들어 본적 없는
'언니'를 난 평생 하고 싶지 않다.
난 절대로 언니처럼 할 수 없을테고 자신이 없다.
우렁각시 울 언니!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