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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을날의 착각!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9. 9. 18.

 

출근준비중에 갑자기 가을 날씨에 맞춰 옷을 입으려니

옷장을 열기도 전에 뭘 입을까? 뭘 입어야 하나? 부터 작년 이맘때는

뭘 입고 다녔길래 옷이 이리도 마땅찮나...... 하면서 투덜거렸다.

 

옆에서 듣고 있던 딸이 잠깐만! 하더니 딸이 입던 옷을 갖다 주며 입으란다.

난 그래서 평소 좋아하던 색상의 카키색의 느슨한 요즘 많이들 입고 다니는

넉넉한 티셔츠에 딸이 그 옷과 맞추어 속에 입었던 나시 티셔츠를 겹쳐 입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애들처럼 입으니 옆에서 딸이 이쁘다고 치켜세운다.

바지역시도 딸이 잽싸게 들고 와서 입으란다.

달라붙는 스타일의 엷은 회색빛 그 바지와 입으니 10년은 젊어 진듯한 마음이고

더불어 기분이 업되어서 참 좋았다.

 

난 그저 딸아이가 골라준 옷을 입고 출근하고 퇴근을 했을 뿐이다.

퇴근길에 '그남자' 가 뒤에 따라 오는걸 눈치 챘을때는 뒤로 돌아서서 과감히

얼굴을 보여줄 용기가 없었을 뿐이기에 거의 100여 미터를 가던 길을 가고

있었고, 드디어 횡단보도에서 얼굴을 본 '그남자'는 옆으로 다가 오다가

얼굴을 보고는 옆걸음질 한두걸음과 이어서 뒤를 휙~~ 돌아서 왔던 길을

되짚어 가고 있었다.

 

 작년에 딸내미 등록금 걱정과 앞날을 위해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다니며

옷은 거의 사입지 않고 지냈던  날들이 생각났다.

아무리 그래도 이젠 계절따라 가끔은 이쁜 옷 나이에 맞게 사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쁜 옷 입고 멋부리고 싶은게 모든 여자들의 소망이듯이

그 중에 한 명으로서 그러고 싶다.

 

딸내미 옷을 입고 퇴근했을 뿐인데.......

착각인지 몰라도 그날 저녁 모처럼 주름 자글자글 접으며 퇴근후에

깔깔깔~~ 웃. 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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