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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름이라 생기는 마음일까요?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0. 6. 30.

 여름이라 생기는 마음일까?

왜이리 짜증나는 일도 많고 봄처녀도 아닌데 마음은 뒤숭거린다.

 

머리를 감으면 듬성듬성 나는 흰머리카락은 절대로 빠지지 않고

검은머리카락만 자꾸 빠진다. 다들 그런가?

 

모처럼 잠실로 나가는 버스를 탔는데 내 앞사람까지만 좌석에 앉고

내가 앉을 자리는 없다. 이런 날은 꼭 신발도 폼 잡느라 뒤뚱거리고

발이 아픈 걸 신고 있다. 에그머니~~

 

요즘 주문이 줄어 토요일은 회사에서 전체 무급으로 쉬라해서

한동안 섭섭하고 줄여든 월급 생각하면 걱정도 되고 그랬다.

그러나! 볼일이 마침 토요일에 생기거나 모임이 있는 날은 그나마

요긴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하필 예식장이나 집안일로 멀리 지방에

다녀와야 되는 날은 또 회사에서 나오라고 한다.

 

슬그머니 베베 꼬여가는 내 마음에 결정타가 된것은

어제 퇴근길에 마트앞에서 주루룩 전을 편 할머니의 한 마디였다.

 

마늘을 까놓고 쪽파를 다듬어 놓고 상추나 미나리 호박잎등

여러가지 채소를 조금씩 놓고 항상 그곳에서 너댓명의 할머니가

전을 펼치고 있는데 가끔 퇴근길에 그곳에서 야채를 사들고 간다.

 

내 마음은 정말 그랬다. 할머니들이 용돈벌이라도 하려고 앉아 계시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눈 앞에 마트보다 비쌀때도

있지만 팔아 드렸다.

그런데 어제는 마늘이 얼마예요? 물으니 한주먹도 되지 않아 보이는데

이천원이라신다. 얼른 다음에 살게요 했더니만 안살거면 묻지도 말라며

돌아서는 뒤통수에 대고 중얼중얼 하신다.

순간 확~~ 열이 났는데 참았다.

우리 엄마도 연로하시고..... 이런 저런 생각에 '아줌마 가격을 물어봐야

살거 아니예요?'했더니만 안살거면서 뭘 묻냐는 거다.

 

기분이 나빠 돌아서서 오는 내내 기분이 영 찜찜한게 속상했다.

요즘 아끼고 줄이고해도 나같은 서민은 살기가 힘든데

그 할머니들이 야속하기도 하고 딸이 있다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할머니라 하면 듣기 싫어하시길래 칠십은 넘을랑 말랑 해보여서 아주머니!

하고 마음이라도 즐겁게 하려 그간 나름 살갑게 가식없이 팔아드린것 뿐인데

더위가 그리 마음을 짜증내게 만들었을까?

내 마음도 그 할머니 마음도 개운하게 비 그친 다음날처럼 맑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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