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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가져본 짧은 생각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10. 2. 3.

 

아침 출근차가 오기 이십 분 전에 기사한테 전화가 왔다.

늦잠을 자서 좀 늦을 거라며 먼저 출근하란다.

개인 기사가 아니라 회사 배송차인데 출근할 때 우리 직원 한 사람과

나를 태우고 가는 1톤 트럭이다.

모양 빠지지만, 트럭이라도 차비 들지 않고 편하게 회사까지 가니 감사히 얻어 타고 다닌다.

 

도착하기 20분 전이면 준비하느라 바쁜 나는 하루 중 가장 정신없을 시간인데

어찌하나? 일찍 전화했으면 좀 일찍 서둘렀을 텐데.

버스 타러 가려면 족히 십 분은 걸어야 하고 내려서 십오 분은 걸어가야 한다.

헐레벌떡 분장도 대충 마치고 나섰다.

육교 아래 택시 정거장에는 출근 시간대라 택시가 한 대도 없다.

발만 동동거리며 기다리니 회사 도착해야 할 시간이 되어 버렸다.

 

드디어 택시를 타고 아저씨께 급한 표정으로 머리를 앞으로 내밀며

행동으로 급하다는 것을 나타냈다. 마음이 급하니 조바심이 일어 안절부절!

아저씨는 예상대로 씽씽 잘~ 달려 주신다.

신호가 바뀔 찰나를 놓치지 않고 휙~~ 달려 주시니. 앗싸!

차로 십 분 거리 걸어서 사십여 분인 거리를 고맙게도 택시는 7분여 만에

회사 앞에 나를 내려놓는다.

많이 늦지 않게 도착하고 나니 한숨부터 쉬어졌다. 택시기사가 위험하지만 사고 없이

데려다주셨다는데 감사했다.

 

가끔 자가용 옆자리에 앉아서 가는 일이 있을 때나 출근할 때도 마찬가지로

위험천만하게 택시가 앞으로 휙~ 끼어들기도 하고 신호가 떨어질 주황색 불에도

아슬아슬하게 앞으로 휭하니 달아날 때가 있다.

차 안에서 별별 욕이 나올 때가 있고, 물론 옆자리에 앉아서 가는 사람도

불안해질 때가 더러 있었다.

아무리 시간이 돈이라지만 어쩌면 저렇게 위험하게 운전을 하실까? 이런 생각도

했던 적이 참 많았다.

물론 그에 비해 안전하고 편안하게 손님을 모시는 경우가 더 많지만!

 

아침 출근 택시를 이용하고 나서는 낮에 여러 생각이 겹쳐졌다.

내가 택시를 탔을 때와 다른 차를 타고서 보았던 택시의 안과 밖 모습이었다.

손님이 급하다고 아우성이면 안전하게 목적지에 가야 하지만 요구에 맞춰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의 이해가 되었다.

 

누구나가 처지가 다르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이 극과 극이 되어 버린다.

언제 어디서 건 탓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한 박자 늦춘다면 전체적으로

안전하고 여유로운 거리가 될 거라는 생각이다.

택시 이용뿐만 아니라 우리 사는 모든 일이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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