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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사돈의 팔촌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7. 11. 17.

 

엊저녁 일이다.

일주일 내내 한의원으로 퇴근하여 침맞고 부황뜨고

이래저래 힘든 날이었는데.

속이 안 좋아서 며칠 째 죽을 먹고 기운도 없어서

부쩍 힘들어서 쉴참에 사돈의 팔촌이 왔다.

 

17일 전까지는 그래도 이웃사촌이었고.

18일 전까지는 사촌 쯤으로 살았고.

15년 전에는 1촌으로 아들로 태어났었지만.

17일전부 터는 사돈의 팔촌이 되어버렸다.  나쁜 놈!

 

그 놈은 나를 보자마자 배고프다며 밥 달란 소리 먼저 한다.

내 아픈 거는 뵈지도 않나보다. 나쁜 놈!

제 앞에서 쓰러지거나 피가 흘러야 슬쩍 넘겨 볼거다 아마!

 

꼴 뵈기 싫어서 네가 알아서 먹어라. 했더니 콘푸로스트를 타 먹는단다.

그래도 참자! 이몸이 아프고 힘들 때가 있다는 걸 알아야지! 하고

내버려 두었다.

 

"야. 사돈의 팔촌 공부 좀 하시지. 고입 연합고사도 봐야잖아"

그랬더니 그 학교 선생님이 어차피 한두 명 떨어지고 아들 성적이면

안정권이라며 룰루랄라~ 다. 어이없어라!

 

"엄마, 그런데 왜 사돈의 팔촌이야?"

"아들은 태어 났을 때 1촌이고 자라면서 4촌 쯤이다가 중학생 사춘기되면

이웃 사촌, 여자 친구 생기면 사돈의 팔촌. 그리고 장가가면 해외동포라더라."

그랬더니 별 대꾸도 없이 "아~" 한다.

쉽게 인정 하는 꼴 하고는!

여자 친구가 그리좋을까? 17일 되었다. 사귄지

 

 슬그머니 다 먹고는 하는 말이 가관이다.

"엄마. 나 해외동포 되고 싶어!"

"허걱~~"

이걸 밥 먹이고 빨래 해주고 공부시키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으이구, 나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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