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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엄마와 딸들.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7. 7. 21.

 

제헌절날 셋째언니가 시골로 내려가

엄마를 모시고 왔다.

어릴적 유달리 몸이 약한 셋째언니는 엄마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더니 일곱자식 중에서도

엄마를 많이 밝히는 편이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여섯자식 보다도 더 엄마에게

잘 해드리려고 하고 잘해드리는 편이다.

 

한 뱃속에서 태어났지만 제각각 성향이 다르고 개성이

다르고 그러면서도 닮았고.

하지만 딸 다섯명이 엄마에게 대하는건 사뭇 다르다.

어떻게 보면 다섯명이 나눠서 조금씩 하니까

우린 어쩜 너무 편하게 엄마를 대하는지도 모른다.

 

큰언니는 엄마에게 용돈을 충분히 자주 보낸다.

그러면서 좋다는 약도 사보내고 예전엔 옷도 많이 사드렸다.

 

둘째언니는 특별히 몸에 좋다는 칼슘제나 영양제

링거 옷 이런쪽으로 신경을 많이쓰고 용돈도 드린다.

 

셋째언니는 멀리계신 엄마가 음식을 잘 못드신다고

김치와 여러가지 밑반찬을 해서 직접 갖다 드리고

용돈도 드린다. 엄마의 식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음식 솜씨도 좋다.

 

넷째언니는 엄마의 목걸이 반지 팔찌 이런 장신구를 가끔

사드리고 옛날부터 아마 20여년도 더 된거 같다. 그때부터

동백기름을 사서 택배로 보내기도 한다.

물론 용돈도 가끔 드린다.

 

다섯째 딸이자 막내인 나는 엄마의 옷을 사드리고 신발도 사드린다.

 친정을 가게 되면 일단 엄마 옷을 벗기고 빨래부터 한다.

깨끗한 입성을 하고 있어야 나중에 엄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깔끔한 엄마를 기억한다며 자주 씻고 자주 갈아입으라며 잔소리도

꽤나 하는 편이다. 용돈은 제일 못드리는 편이다.

 

그제는 엄마를 씻겨 드리면서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팠다.

얼마전 화장실 앞에서 넘어졌다는데 옆구리 팔 다리에 멍이 시커멓게

들었고. 타박상이 팔 다리에 심하게 나있었다.

외양으로 나타난 타박상보다 더 가슴아픈것은

앙상한 뼈와 가죽밖에 없는 엄마의 아주 작은 몸이었다.

때를 밀고 머리를 감기면서 예전에 엄마에게 좀더 잘 해 드리지 못한것에

마음 아프고 죄송스러웠다.

손톱 발톱을 깎아드리고 귀를 깨끗이 닦아내고..

편안하게 누워서 '날아 갈 거 같다' 고 하신다.

 

좀더 자주  , 좀더 빨리, 모시고 왔어야 되었다는걸

이제야 느꼈다.

이리 좋아하시는 것을!

아마도 엄마가 안계시는 훗날에는 많은 후회가 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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