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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알뜰살뜰~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7. 3. 15.

 

 

 

 

 

작년에 딸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난 정말 알뜰한 엄마가 되기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아니 노력을 하는 편이다.

 

 가끔씩 들르는 마트에서 2만원이상 구매 시에 주는 장날 쿠폰을 받는다.  그 쿠폰이 정말 유용하게 쓰일 때가 참 많다. 세 번의 5일장 중 한 번 사용할 수 있는데 세가지 품목에 대해 20 %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다. 쌀, 담배, 주류, 쓰레기 봉투, 분유 외엔 육가공품이나 공산품과 채소, 생선까지 전부 해당된다. 

 만 원짜리 물건은 팔 천원이면 구입 할 수 있게 되고 당연히 그날을 위해 5일을 참을 때가 많다.특별히 비싼 물건을 구입할 필요는 별로 없지만 몇 천 원짜리를 구입 하더라도 20 %는 나에게 엄청난 뿌듯함이 바구니에 함께 담긴다. 

그정도는 기본이고 항상 마트에 들릴 때는 전부터 필요한 물건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필요한 물건에 한해서 구입하려 노력하고 되도록이면 한 두끼 최소한의 부식만을 구입하려 애쓴다. 물론 장기간 보관 가능한 냉동식품이나 소모품은 별도지만.

 

 학원갔다 늦게 돌아오는 애들의 출출한 배를 채워 줄 간식 거리를 항상 준비해 둬야 하는데 맨날 만들어 준비 할 음식도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음식 솜씨가 출중한 것도 아니라 꾀를 냈다. 

위의 마트에서 닭다리 훈제한 것과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류를 저녁 8시 30분이 지나고 나면 50 % 세일한다.집에서 저녁먹고 대충치우고 기다렸다가 조금은 귀찮지만 시간 맞춰 다시 나가서 잽싸게 몇 개 골라 온다.

그 시간에 자주 다니며 아르바이트하는 아주머니를 알게 되었다. 마침 우리 아파트에 살고 계셔서 오며가며 눈인사를 했더니 이젠 먼저 알은체를 하신다. 인사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된지 며칠 후 어느 날 저녁 9시가 넘었는데도 할인권을 붙이지 않아서 그 아주머니께 물어보았더니 표가 없어서 못 붙인다고 했다. 그렇다고 천 원이면 살걸 이 천원에는 차마 구입키 싫어서 그냥 와 버렸다. 그 다음에 갔을 때는 또 그 아주머니가 있었는데괜 히 마주치기가 싫어졌다. 속으로 '아줌마 궁상이네' 할 것만 같아서.

 

세일 품목 앞에서 서성대고1 + 1 이라는 묶음을 뒤적이고 반짝세일에 귀가 번쩍 뜨이고. 

라면 번들 다섯 개에 하나 더 붙은 묶음을 식탁에 꺼냈더니 딸이 한 마디 한다.

"그럼 그렇지! 엄마 또 세일 시간에 갔다 왔어? 에고 참 울 엄마 못 말려" 

근데 자꾸 이러면 지지리 궁상스러워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만 사는 게 아니라 내일을 준비해야 하니까 나도 모르게 자꾸만 주머니를 쥐어짜게 된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된 딸을 보면 2년 후가 걱정 된다. 열심히 일 한다고 다 되는 세상이 아니라 알뜰살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살림살인데 물가는 점점 오르고 월급은 제자리 걸음 잘 오르지 않는다.

어찌하여 내 눈에 남들은 다 잘 살아 보이고 나만 제자리 걸음 같아 마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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