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아침 풍경은 늘 비슷하게 흐른다.
1층 출입문이 열리면 청소부 아저씨가 비닐봉투와 집게를 들고 쓰레기를 줍고 계시는데
날 보고있지 않아도 큰소리로 ' 안녕하세요!' 하고 타박타박 걷는다.
처음 몇번은 아저씨가 겨우 돌아보거나 ' 네!' 하시더니
요즘은 비가 올거 같다던가 많이 더울거 같다고 말을 건네기도 하신다.
내뒤로 나오는 아저씨와 학생 미시족... 다른 많은 이들은 인사도 없는데
난 유독 인사에 오지랖이 넓은편이다.
아파트 입구까지 백삼십여 걸음을 걷는 중에 오십다섯번째 걸음 즈음에는
사십대 초반의 수수하지만 깔끔하고 은은한 매력이 있는 미시여사가 핑크빛 경차를 타고
쓩~하고 지나가는데 나와 늘 앞서거니 뒷서거니 그런다.
그 옆에 서민들의 집전세값이나 작은 집값이라는 큰 검정색 차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차는 삼십대 엄마와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의 통통한 여학생이 탄다.
집에서 천천히 걸으면 5분거리 뛰면 1분거리에 학교인데
그학생은 학교가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8분거리에 다니는게 아닌가? 궁금하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사립초등학교는 아파트앞에서 출근차를 기다리다 가끔 만나는데
노란 버스에 교복을 맞춰입은 왠지 영국귀족학교 학생들처럼 만날때마다 생소하여 쳐다보게 되는데
교복을 입지 않은걸로봐서 그 학교는 아닌거 같고!
체어맨을 타고 학교를 가는 그 학생과 엄마는 볼때마다 궁금증이 인다.
애가 아픈거 같지도 않고.... 엄마가 할일이 없어서...? 아니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암튼 우리애들 어릴때 누구는 엄마가 차태워다 주더라 하면서 부러워하던 말이 생각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아파트 정문앞에서 나붓이 서있으면 횡단보도를 건너와 내옆에 10미터 정도거리를 두고 서있는 아줌니는
일단 나를 아래위로 주욱 한번 훑어보고 서서 차를 기다리는데 1~2분 사이에 내 뒤에서 거의 검정 바지에
검정 자켓을 입고 검정 핸드백에 검정구두를 신은 50대 후반의 날씬하다못해 말라보이는 아주머니가
횡단보도를 건너서 뛰다시피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걸어간다.
얼마쯤후 옆에 날 쳐다보며섰던 날마다 청바지를 입는 그 아주머니가 차를 타고 떠나든가
우리차가 나를 태우고 출발한다.
아침마다 만나는 풍경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엄마들이 얼마나 바삐 사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아주머니들의 힘이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데 꼭 필요하다는걸 확인하게 되고
나또한 자신감을 갖고 하루를 시작한다!
모두에게 희망을! 그리고 모두에게 사랑을! 모두가 기쁜 나날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