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별일없는 날이 계속되다가
꼭 뭔 일 생기는 날은 다르다.
전화기 배터리가 없어도 하루종일 회사에 있기 때문에
애들연락이나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직접 전화를 받아서
휴대폰이 필요없을 정도인데
그날 몇일전은 달랐다.
하필 배터리가 다되어 꺼져있었고 그저 똑같이 퇴근하는 중에
여전히 집근처에서 아들을 만났다.
좀전에 차에 부딪혔는데 괜찮다며 친구들과 놀기로 해서 간단다.
1톤 트럭이 아파트 앞에서 후진하다가 친구와 나오는 우리 아들을 미쳐 못보고
쳤는데 2미터 정도 나가 떨어졌단다.
멀쩡하니 걸어서 가기에 부러지거나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그래도 병원에 가자했더니 괜찮다고 친구들과 약속시간이
더 급하다며 울아들은 뒤도 안돌아보고 갔다.
그날밤 아들은 무릎에 약간 붉게 부딪힌거 외에 괜찮다더니만
옆구리에 박은곳과 발이 아파서 운동화 신고 걷기가 불편하다며 성화였다.
다음날 아침 괜찮은거 같았지만 아들의 엄살을 달래기 위해
병원에 가서 여기저기 사진찍어보니
다행히 다친곳은 없지만 근육이 놀랐는지 조금 부었고
발바닥이 아파 걷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교통사고로 처리하면 10만원 조금 더 나오고 보험으로 처리하면
23,900원 이라서 보험으로 하고 약을 짓고 25,600원 정도 들었지만
병원에서는 내일 또 오라고 하니
울아들 치인 차주인에게 연락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들한테 물어보니 그 아줌마가 여기 사는 사람이 아니어서 전화번호를 못가르쳐준다며 가버렸다 한다.
다행이도 차 번호는 아들친구가 옆에서 적어두었기에 그냥 둘까하다가
조금은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근처 지구대로 가서는 전후상황을 설명하고
차주인과 전화통화를 원한다고 했더니 연결을 해주었다.
이만저만해서 울아들이 아프대서 병원갔다왔다하니
차주인아줌마가 다짜고짜 아들이 안아프대서 그냥왔다고 멀쩡하던데 왜그러냐며
돈뜯으려고 억지쓰는 아줌마 취급을 했다.
순간 짜증이 났지만 참고 자초지종 말씀을 드렸다.
병원 안가면 좋지만 애가 아프다고 신발을 못신어서 왔고
병원비와 약값이 25,900원 들었다고 돈벌라고 전화한거 아니고
자식이 있을거 아니냐며 내일은 약먹여보고 어지간하면 병원도 안갈거라고 했더니만
그럼 어쩔거냐고 한다.
나원참! 적반하장이다.
그냥 오늘 병원비만 보내달라고 했더니 다음날 30,000원을 보내왔다.
고맙다는 문자도 함께..
아들이 아프다 하지 않았으면 병원도 가지 않았을건데
사고는 작든 크든간에 피해자만 손해다.
그로인해 아르바이트도 못가고 이틀을 쉬었지만 크게 다치지 않았어도
발이 조금 붓고 다리도 타박상이 약간 있었다.
암튼 조심 또 조심 차주변은 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