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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아들 졸업식날에.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8. 2. 17.

 

2월 14일 아들의 중학교 졸업식이었다.

모처럼 조치원에 사는 조카 둘과 옆에 사는 조카 둘이

모두 모여 졸업식에 다녀왔다.

옆에사는 언니와 형부도 함께 축하를 해주시어 울 아들

정말 행복한 졸업식을 마쳤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교실을 나올때

담임선생님께 잠시 인사를 드렸다.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 답변키를

'제가 좀 더 따뜻하게 잘 해줄걸 그랬어요.

엊그제 부터는 준후를 보기가 미안하고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참 아쉽고 그러네요' 하신다.

표정역시도 사뭇 미안한 기색이다.

 

정말 진심이 전해지면서 내마음엔 약간의 원망도 있었지만

지우기로 했다. 벌써 잊혀지고 있었기도 하였고.

학기중에 녀석이 몇번이나 했던 말들이 떠오르고 속상함도 있었지만

정말 잊기로 맘먹는다.

내가 못생겨서 잘생긴 애들은 별로 혼을 안내시고

다른 친구가 말걸어서 고개만 돌려도 나만 나무라시고

교실바닥에 떨어진 연필 줍는데도 꾸중이시고 몇명이서 장난을

같이 쳤었어도 나만 감점이고 나만 미워하는 것이 보인다.

다른 친구들도 선생님이 유독 너한테만 심하신거 같다고 했다..

여러 정황을 툭 내뱉으면서 학교 가기 싫다고 했을때

속은 탔지만 애를 혼냈었다.

뭔가 잘못이 있기에 야단을 치시는 거고, 이러이러한 행동은 어른들

눈에 거슬리고 엄마가 싫은 행동은 다른 어른과 선생님들도 똑같이

느낀다. 여러가지로 많이 얘기하고 야단도 많이 쳤다.

참고가 될 만한 책을 구해서 읽기도 하고 타일렀다.

 

엄마는 단 한번도 제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제 방에서 울기도 하였지만

차마 아들편을 들수는 없었다.

사실 속으로는 선생님이 밉기도 하고 원망스런 마음도 들었었다.

나중엔 '그러면 선생님께 확실히 의사표현을 해 봐, 제가 그런게 아니예요!'

하면서 전후 상황을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되잖아!

기타 여러가지 많은 대화를 하기도 하면서 1년을 지나왔다.

 

난 자신을 돌아보며 내 교육이 어느 부분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참 많은

고민도 했던 한 해였다.

아들이 외모에 대해서 못생기게 낳아주었다고'난 왜이렇게 못생겼어?'

'가만 있어도 웃는거 같고 화난 표정이 안 돼' 이러면서 다른사람들이

웃기만 한다고 오해를 한단다.

성적도 평균 80~90점 사이라 괜찮은 편이고

친구도 많고 성적표엔 항상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인기있다고 나오는네

왜 유독 그 선생님과의 사이가 그러한지 정말 힘든 한해였다.

왠만큼 아파도 말을 잘 안하는 편인데 밖에서의 행동은 어떠한지 엄마로서

너무 모르는 것은 아닌가도 싶었다.

 

중1때 첫부임을 받은 김희란 선생님이 따뜻하게 참 잘 해 주셔서 감사했고,

중2때는 지난번 소포를 보내주신 5년차 홍효진 선생님 역시도 너무 잘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중3때는 나와 비슷한 연배의 홍명숙선생님 이셨는데 우리 아들의 부족한 점과

고칠점을 제대로 지적해 주셨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세 분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이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의젓한 모습의

성숙한 우리 아들이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느라 나름대로 힘들었을 우리 아들과 지켜보며

가슴 졸였던 내게도 고등학생이 되는 올부터는 약간의 여유가 생기리라

믿는다.

졸업과 함께 다시 시작을 준비하는 아들을 위해 나 또한 힘을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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