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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보석상자

옥수수

by 향기로운 나무(제비꽃) 2007. 7. 29.

 

무드셀라 증후군이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여 과거의 행복과 추억에 집착하여

사는 거라 했던가?  울 아들이 말 해준건데 확실한지

아닌지는 지금 모르겠다.

 

아마도 난 무드셀라 증후군의 중증이 아닌가 싶어질 때가 참 많다.

해가 갈수록 어린시절  기억과 추억이 아슴아슴하니

자꾸만 떠오르고 그리워지는  걸 보면.

 

어린 날  하교 후 집으로 달려와 책가방을 던져놓고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은 엄마.

시골엔 엄마들이 항상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집에 계실리는

 만무하니

그래도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끄트머리에 위치한 우리 밭으로

잽싸게 달음박질 한다.

 

그곳엔 키크고 파래진 콩밭과 고추밭, 그리고 감자밭이 끝없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왼쪽으로 돌아서 엄마를 찾아야 할지 오른쪽으로 돌아야

빨리 찾을지 잠시 고민을 하며 목청껏 엄마를 불러댔다.

 

밭을 가로지르면 쉽게 엄마의 하얀 머리수건이 보일텐데

난 그 밭을 감히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주변을 빙빙 돈다.

시퍼런 풀들 사이로 뱀이라도 불쑥 나올까봐 소심한 난 어지간한

위급 상황이 아니면 황토빛 땅이 보이지 않는 곳이나 안전지대가 아니면

제법 클 때까지 들어가질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조금 머뭇거릴 새도 없이 언니들이 업어주고 길을

터주었기에.

이런 호사를 받으며 자라난 자신이 마드셀라 증후군이 짙을 수밖에 없을 터!

 

밭머리에서 엄마의 흰 머릿수건보다 먼저 날 반겼던 것은

밭둘레에 빙 둘러쳐진 옥수수였다. 옥수수 수염을 가지고

머리땋기도 하며 엄마를 기다리던 그곳. 밭두렁!

 

엄마의 고된 호미질과 옥수수 수숫대와의 놀이~~

지금처럼 여름이 짙어질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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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님이 택배로 보내주신 옥수수를 먹으며

휴일을 편안하게 보내고 있다.

옥수수에 대한 추억도 곱씹으며~~

옥수수가 찰옥수수라 씹히는 맛에 하나 둘 행복한 기억이

더 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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