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 기자의 오답 노트 (박재역 지음)
오늘은 이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을 쓴 박재역 선생님은 중학교 교사였는데 그만두고 동아일보 교열 기자로 입사했다. 퇴직 후에는 우리말의 바른 표기를 위해 책을 쓰시고 지금도 곳곳에서 강의하신다.
2005년부터 다음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럭저럭 18년이 되어간다. 처음엔 넋두리하고자 시작했고 지나온 날을 기록하면 어떨까 해서 시작했다. 그때는 먹고살기 바빠서 취미를 찾아다닐 틈이 없었다. 경제적, 시간적으로 그랬다. 해서 시간 나면 그저 책에 코를 박고 있는 것이 낙이었고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었다. 그러다가 끼적거리며 다른 세상을 만났다. 가족과 회사의 테두리에서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들이 써주는 댓글에 마음이 밝아졌다. 내 안을 채웠던 까만색이 하얀색과 섞이면서 회색으로 변하고 다시 하얀색이 많아지면서 까만색은 점점 사라졌다. 그러면서 세상밖으로 조금씩 걸어 나왔다.
그렇게 콩닥콩닥 주거니 받거니 하던 어느 날이었다.
어떤 글에서 '당췌'라는 글을 썼다. 그 글 아래 여름비 선생님이 '당최'를 넣고 댓글을 다셨는데 '어?' 하면서 인터넷을 찾았다. 부끄럽게도 나는 당최를 당췌로 알고 있었다. 글에서 자주 쓰는 말이 아니었고 나는 당췌가 맞는 줄 알고 있었다.
이후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도 살짝 의심되는 글씨만 찾아보고 고치곤 했다. 그때는 퇴근 후에 잠깐씩 블로그를 들여다볼 시간이 있어서 글에 큰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어깨가 아파 14년간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깨 수술을 하고 처음으로 무직자가 되었다. 직장인으로 살다 맞은 금쪽같은 휴식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답답하고 불안하여 다시 취직을 했다. 8개월 만이었다.
전에 다니던 직장과 달리 시간적 여유가 많아 블로그를 제법 열심히 했다. 그 7년간 가장 열심히 블로그를 했다. 그때 본격적으로 글을 고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썼던 글씨를 짬짬이 고쳤다. 내용이 아닌 잘못된 글씨를 고쳤다. 블로그 시작할 때의 글은 아직 다 고치지 못하고 그냥 뒀다. 그러면서 글에 관심도 생겼다. 남양주시에서 공부할 곳이 있는지 찾다가 시청에서 글쓰기 강의가 있다기에 등록했다.
직장인이라 토요일 오전 3시간 강의라기에 덥석 신청하고 토요일 아침이면 좌석버스를 타고 근 40분 거리를 다녔다.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학기를 마쳤다. 처음 등록할 때 수필이나 시를 공부하는 줄 알고 등록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제목처럼 '교열 기자의 오답 노트'라는 책을 가지고 하는 바른말 사용법과 표준말이나 외래어 표기법을 배우는 곳이었다. 이왕 등록했으니 그것부터 배우는 게 맞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다녔다.
그깟 4개월 배웠다고 더러 틀린 글씨가 눈에 띈다. 특히 사이시옷의 쓰임은 엄청나게 많다. 순댓국을 틀린 곳이 아주 많다. 외래어 표기는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틀리는 외래어로는 파이팅이다. 화이팅이 아니라 파이팅이고 소파, 소시지, 메시시 등 흔히 쓰는 말 중에 틀린 글이 많다. 오뎅은 어묵으로, 닭도리탕은 닭볶음탕으로, 계란은 달걀로...... 바뀐 표기법도 많고 우리말 사용하려는 노력도 많다. 방송 자막을 보면 알 수 있다. 야채는 채소로 써야 한다.
이런 낱말과 자주 사용하는 잘못된 말 중에 '좋은 하루되세요'다. 사람이 하루가 되라는 말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해야 한다. 한자어도 되도록이면 우리 글로 풀어쓰는 걸 권한다.
요즘 제대로 된 문학작품 공모전에는 어쩌다 하나 틀린 글씨는 넘어가도 맞춤법이 틀리면 심사하다 바로 옆으로 던져버린다고 한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 글을 쓸 때 바르게 써야 한다는 거다. 2019년 상반기에 글쓰기 공부는 못했어도 바른 표기와 맞춤법 공부한 것은 잘한 거라 여긴다. 수필이나 시를 가르쳤다면 지금쯤 틀린 글씨는 수북해도 글은 좀 나아졌으려나? 뭐든 배워두면 좋은 거라 생각하며 이 책을 소개한다. 나는 요즘도 더러 이 책을 펼쳐본다. 그래도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띄어쓰기는 알쏭달쏭하여 자주 틀린다. 그래도 티스토리에 올리는 글은 웬만하면 검토하여 맞춤법을 확인하고 올린다.
책꽂이에 이런 책 한 권쯤 꽂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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